삼성, 하만–ZF ADAS 인수 살펴보기

안녕하세요, JS입니다.
오늘은 “삼성 하만, 독일 ZF ADAS 사업 2.6조 인수”라는 굵직한 빅딜을 중심으로 삼성의 전장 전략과 글로벌 자동차 산업 판도 변화를 짚어보겠습니다.
한국 언론과 외신 기사, 그리고 ADAS·SDV 시장 전망 자료를 바탕으로 투자·산업 관점에서 한 번에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요점 정리
- 인수 개요 및 숫자 정리
- ZF ADAS 사업의 정체와 경쟁력
- 하만·삼성 전장 전략과 SDV 구도
- 글로벌 ADAS·자율주행 시장 성장 전망
- 투자·산업 측 시사점
1. 삼성 하만–ZF ADAS 딜 한눈에 보기
먼저 이번 M&A의 핵심 숫자와 의미를 요약해 보겠습니다.
- 인수 주체: 삼성전자 100% 자회사 하만(HARMAN International)
- 인수 대상: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ZF Group)의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사업부
- 인수 금액: 15억 유로(약 2조6000억원 수준)
- 딜 성격: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8년 만의 전장 부문 대형 M&A, 2025년 들어 두 번째 조 단위 딜(플랙트그룹 공조 사업 인수에 이은 전장 빅딜)
- 딜 종료 시점: 규제 승인 절차를 거쳐 2026년 내 마무리 예정
ZF ADAS 사업부는 전방 카메라, 레이더, ADAS 컨트롤러, 관련 소프트웨어 기능까지 포함한 풀 스택 형태의 사업입니다.
이 사업부는 글로벌 ADAS 스마트 카메라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고, 25년 이상 축적된 노하우로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시스템을 공급해 왔습니다.
삼성 입장에서는 자체 전장·오디오 강점과 ZF의 ADAS 기술을 결합해 ‘디지털 콕핏 + ADAS +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구조를 완성하며, SDV 시대에 필요한 차량 두뇌와 감각(센싱)을 동시에 확보하는 효과를 노리는 딜입니다.
2. ZF ADAS 사업은 어떤 조직인가
2-1. ZF, 어떤 회사인가
ZF는 100년 이상 역사를 가진 독일의 대표적 자동차 전장·부품 그룹으로, 변속기·섀시·전기차 구동부품 등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갖춘 글로벌 톱티어 공급사입니다.
최근 전기차 전환, 비용 압박, 구조조정을 병행하며 일부 사업부 매각과 인력 조정을 진행해 왔고, ADAS 사업 매각도 이러한 포트폴리오 재편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ADAS 부문은 ZF 내부에서도 미래 성장 축이었지만, 막대한 R&D 투자와 칩·소프트웨어 경쟁 심화로 독자적 대응 부담이 커진 상태였습니다.
이 지점에서 자본·IT·반도체 역량을 가진 삼성–하만과 손을 잡는 구조가 나온 것입니다.
2-2. ZF ADAS 사업의 기술적 강점
ZF ADAS 사업은 다음과 같은 강점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글로벌 ADAS 스마트 카메라 시장 점유율 1위: 전방 카메라 모듈, 이미지 처리, 물체 인식 알고리즘 등에서 강한 트랙 레코드 보유
- 다양한 SoC(시스템온칩) 업체와의 협업 경험: 여러 칩 플랫폼 위에서 ADAS 기능을 최적화하는 상위 레벨의 소프트웨어·시스템 통합 역량 보유
- 글로벌 완성차 공급 레퍼런스: 유럽·북미·아시아 주요 OEM에 카메라·레이더·컨트롤러를 공급하며 양산·신뢰성 검증을 마친 기술력 축적
- 25년 이상 업력: 1990년대 후반부터 차선이탈 경고, ACC(적응형 크루즈 컨트롤) 등 초기 ADAS부터 최신 레벨2+ 시스템까지 전 주기를 경험
하만은 이 사업을 통째로 가져오면서, 단순 부품 수준이 아닌 ‘지능형 센싱+계산+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전장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게 됩니다.
이는 디지털 콕핏, 인포테인먼트 중심이었던 기존 사업에 차량 외부 환경 인지와 자동 제어 기능이 결합되는 단계로, 자동차 전장 기업으로서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포인트입니다.
3. 하만·삼성의 전장 전략과 SDV 구상
3-1. 하만의 성장과 포트폴리오 변화
하만은 2017년 삼성에 인수된 이후 매출을 약 7.1조원에서 2024년 14.3조원 수준까지 두 배로 키우며, 영업이익률도 10% 안팎의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력은 디지털 콕핏, 인포테인먼트, 커넥티드카 솔루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등을 묶은 전장·라이프스타일 오디오 비즈니스입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하만을 중심으로 전장·오디오 매출 200억 달러 이상을 목표로 제시하며, IT·반도체·AI와 전장 기술의 시너지를 핵심 성장 축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번 ZF ADAS 인수는 그 로드맵을 전면에서 받쳐주는 M&A 카드로, “전장·공조·오디오·디지털헬스”에 이르는 2025년 연속 빅딜 중 전장 파트를 담당합니다.
3-2.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와 중앙집중형 구조
자동차가 점점 ‘바퀴 달린 컴퓨터’가 되면서, 차량 아키텍처는 기존의 수십 개 분산 ECU 구조에서 중앙집중형 컨트롤러와 고성능 컴퓨팅 기반의 SDV 구조로 빠르게 전환 중입니다.
이번 ZF ADAS 인수를 통해 하만은
- ADAS 센싱(카메라·레이더)
- ADAS 컨트롤러(ECU·고성능 컴퓨팅)
- ADAS 소프트웨어 스택
- 디지털 콕핏(계기판, 인포테인먼트, HUD 등)
을 하나의 중앙 컴퓨팅 플랫폼에 통합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됩니다.
삼성은 이 통합 플랫폼 위에
- 삼성 반도체(오토모티브용 SoC, 메모리·스토리지)
- 삼성의 AI·클라우드·모바일 소프트웨어 역량
을 얹어, SDV 시장에서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차량 전체 전자·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제안하는 ‘토털 솔루션 플레이어’로 포지셔닝 하려는 전략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4. 왜 지금 ADAS인가 – 시장 성장성과 타이밍
4-1. ADAS·중앙 컨트롤러 시장 성장 전망
ADAS와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시장은 안전·편의성 수요와 함께 자율주행 고도화를 배경으로 급성장하는 영역입니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 글로벌 ADAS 및 중앙 컨트롤러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62.6조원에서
- 2030년 97.4조원, 2035년에는 189.3조원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며
- 203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약 12% 수준의 고성장이 예상됩니다.
또 다른 리포트에서는 자율주행·ADAS 관련 칩 시장이 2024년 약 242억달러 규모에서 2034년까지 연평균 23%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며, 특히 레벨3 이상 고급 기능 탑재 차량이 늘수록 센서·컴퓨팅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즉,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EV)에 이어 전장·SDV·자율주행이 다음 10년을 이끌 핵심 성장축이라는 점에서, 지금이 글로벌 전장 기업들이 포지션을 선점해야 하는 시기인 셈입니다.
4-2. 삼성에게 이번 딜이 갖는 타이밍
삼성은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스마트폰·TV·반도체에 비해 전장 사업 가시성이 상대적으로 덜 부각돼 왔지만, 2024~2025년 들어
- 독일 공조업체 플랙트그룹 인수
- 미국 마시모 오디오 사업, 미국 디지털헬스 업체 젤스 등 M&A
- 그리고 이번 독일 ZF ADAS 사업 인수
를 연달아 발표하며 “전장·헬스·오디오”를 축으로 한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재용 회장이 사업지원실 내에 M&A 전담팀을 신설한 이후 나온 첫 대형 전장 딜이라는 점도, 삼성 그룹 차원에서 장기 성장동력으로 전장을 다시 전면에 세우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5. 삼성–하만–ZF ADAS, 어떤 시너지가 가능한가
5-1. 기술·제품 측 시너지
이번 인수로 기대되는 기술적 시너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디지털 콕핏 + ADAS 통합
- 기존 하만 디지털 콕핏 시스템에 ZF의 ADAS 센서·컨트롤러를 중앙집중형 구조로 통합해, 주행 보조와 인포테인먼트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 가능.
-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아키텍처 강화
- OTA(무선 업데이트) 기반으로 ADAS 기능을 지속 개선하고, 구독형 소프트웨어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는 구조 마련.
- 반도체–전장 수직 계열화
- 삼성의 오토모티브용 메모리·스토리지·향후 차량용 AP와, 하만–ZF ADAS 소프트웨어 스택을 결합해, 칩부터 시스템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 확보.
- AI·클라우드 연계
- 삼성의 AI·클라우드 역량을 활용해, 차량 데이터를 수집·분석·최적화하는 클라우드 기반 ADAS·자율주행 서비스로 확장 가능.
이러한 시너지는 단순히 “부품을 더 많이 파는 구조”가 아닌, 차량 전체 경험과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설계하는 플랫폼 플레이어로 진화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습니다.
5-2. 비즈니스·시장 측 시너지
비즈니스 관점에서도 여러 효과가 예상됩니다.
- 글로벌 OEM 고객 확대
- ZF ADAS 부문의 기존 고객 네트워크를 통해, 하만이 기존에 강점을 가진 오디오·콕핏 이외의 신규 수주 기회를 확보.
- 매출·이익 구조 다변화
- 고부가가치 ADAS·컨트롤러 사업은 중장기적으로 높은 마진을 기대할 수 있어, 하만 전체 수익 구조 안정성에 기여.
- 전장 사업 스케일 업
- 2030년 200억달러 매출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전장 포트폴리오의 규모감을 한 번에 끌어올리는 효과.
- 브랜드·신뢰도 제고
- “하만=프리미엄 오디오·콕핏” 이미지를 넘어, “ADAS·자율주행 솔루션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전장 기업”으로 포지셔닝 변화를 가져옴.
6. 리스크와 과제 – 장밋빛만은 아니다
물론 이번 딜이 모든 면에서 무조건적인 호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업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리스크와 과제를 지적합니다.
- 통합 리스크
- 독일 기반 조직·문화와 미국·한국 중심 하만·삼성 조직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의사결정 구조·R&D 방향·고객 대응 방식의 충돌 가능성.
- 치열한 경쟁 환경
- 모빌아이, 보쉬, 콘티넨탈, 현대모비스, 화웨이 등 글로벌·중국 업체와의 ADAS·자율주행 경쟁 심화로 가격·기술 경쟁이 매우 격렬한 상황.
- 막대한 R&D·캡엑 부담
- 레벨3 이상 자율주행 고도화를 위해서는 센서 퓨전, HD맵, AI 칩 등 지속적인 투자와 인력 확보가 필요해, 중장기 비용 부담이 클 수 있음.
- 규제·인허가 변수
- 각국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안전 규제 변화 등으로 딜 클로징과 사업 확장 속도가 영향을 받을 수 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장·자율주행이 향후 10~20년 자동차 산업의 성장 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뛰어들지 않으면 늦는다’는 판단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7. 투자·산업 관점에서의 의미
7-1. 삼성전자·하만 관점
- 전장 비즈니스의 존재감 강화
- 스마트폰·메모리 의존도가 높았던 삼성의 사업 구조에 전장이 보다 뚜렷한 성장 스토리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계기.
- 하만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
- 하만이 디지털 콕핏 중심 기업에서 ADAS·자율주행 포트폴리오까지 갖춘 전장 플랫폼 기업으로 재평가될 여지.
- 장기 성장 모멘텀 확보
- 메모리 업황 사이클과 무관하게, 자동차 전장·자율주행 성장세에 연동되는 새로운 장기 성장 축 마련.
7-2. 글로벌 전장·완성차 업계 관점
- 공급망 재편 가속
- 전통 기계·파워트레인 중심 업체들이 일부 전장·ADAS 자산을 매각하고, IT·반도체 기업이 인수하는 흐름 강화.
- SDV 플랫폼 경쟁 본격화
- 엔비디아·퀄컴·테슬라 등과 함께 삼성–하만–ZF ADAS 연합도 SDV 아키텍처 경쟁 구도에 본격적으로 합류.
- OEM–티어1 관계 재정립
- 완성차 업체들이 자체 소프트웨어·칩 개발을 강화하는 한편, 외부 파트너와의 협업 모델도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플랫폼·서비스 역량을 갖춘 티어1의 역할이 커질 전망.
삼성 하만의 ZF ADAS 사업 2.6조원 인수는 단순한 전장 부품 확대가 아니라, “ADAS 센싱–고성능 컴퓨팅–디지털 콕핏–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하나의 SDV 플랫폼으로 엮으려는 장기 전략의 포석입니다.
글로벌 ADAS·자율주행 시장이 앞으로 10년 이상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번 딜은 삼성의 전장 존재감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경쟁 심화와 막대한 R&D 부담, 조직 통합 리스크 등 과제도 분명 존재하는 만큼, 실제로 얼마나 빠르게 수주·매출·이익으로 연결시키느냐가 향후 평가의 핵심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향후 몇 년간 하만의 신규 수주 공시, 글로벌 OEM과의 협업 소식, 삼성의 차량용 반도체·AI 전략 변화 등을 함께 지켜보면, 이번 인수의 성패를 보다 명확히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